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저마다의 감흥이 있을 것이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겐 음악이란 내 삶이요, 내 벗이요, 또한 나 자신이다.

나의 인생을 더욱 풍성하게 가꾸어 준 한사람이 엔니오모리꼬네였다.

엔니오모리꼬네의 내한공연이 있다는 소식은 진작에 들었지만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많은 고민 끝에 뒤늦게 표를 예매하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랬다.

내 심장을 울렸던 음악을 그리고 그 감동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찬란한 순간을 기대했다. 음표에서 퍼져 나오는 음악이 나를 곡의 세계로 인도하고 나는 음악을 온 몸으로 느끼며 하나가 되는 것을 기대했다. 엔니오모리꼬네의 음악은 나의 상상력을 맘껏 발휘하도록 나를 부추기는 자극제 같은 것이다. 눈을 감고 모든 신경세포가 귀에 집중하고 음악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을 느끼고 있노라면 나의 피는 뜨겁게 달궈지고 심장의 아래쪽에서 움찔거리는 떨림을 느낄 수 있다. 그 순간 눈가를 촉촉이 적시는 맑은 영혼의 결정체가 피어난다. 잡히지 않는 가치로운 진동이여라. 이것이 엔니오모리꼬네 음악의 가치이다.

공연 날 느꼈던 감동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적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공연 날처럼 짧은 시간동안 엔니오모리꼬네 음악을 신경을 곤두세우며 악기 하나하나의 음을 들어보려고 노력한 적이 없었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순간 느끼는 감동을 즐겼을 뿐 그 음악을 완성시키는 여러 가지 악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귀로만 즐기는 음악보다는 눈과 귀, 두 가지 감각을 일치시키며 느끼는 음악은 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기분 좋은 분을 알게 되었다. 나와 비슷한 것이 많은 그는, 싱그러운 미소와 따뜻한 눈웃음이 매력적인 사람이다. 대화가 끊이지 않게 화제를 바꿔가며 작은 것에도 신경써주는 세심한 배려가 기분 좋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입가에 미소를 짓는 내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2007년 10월 3일... 특별하고 신선한 경험..절대 잊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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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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