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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씬한 현지 여대생 가이드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을 원하십니까?"
"다양한 밤문화를 맛볼 수 있는 천국에서의 3일."

이 정도면 표현 수위가 낮다 뿐이지 노골적인 매매춘 광고나 다를 바 없다. 연간 해외여행객 1100만명 시대. 하지만, 일부 아시아 국가에선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즐기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한다'는 여행 본래의 취지는 흐려지고 '어글리 코리안'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대고 '밤문화' '황제관광' '여성가이드' 등의 단어를 치면 줄줄이 떠오르는 수많은 검색 결과들. 이들 중 상당수가 동남아 매춘관광을 알선하고, 모집하는 불법 사이트 혹은, 업체에 관한 정보다.

여기서는 일행이 몇 명인지 알려주고 원하는 매춘(대부분 '밤문화 체험'이란 단어를 사용한다)의 형태를 말해주면 "즉시 견적을 뽑아드리고, 최고의 서비스로 황제처럼 모시겠다"는 업체의 낯뜨거운 광고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정을 모조리 이른바 '밤문화 체험'만으로 일관하는 여행사도 적지 않다.

이것만이 아니다. 아예 태국과 중국 등의 매춘업체 정보와 환락가 체험기, 심지어 '바가지 쓰지 않고 윤락녀와 흥정하는 방법'까지 갖가지 매매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인터넷 카페도 흔하다. '특정 목적'을 가지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는 탓인지 일부 카페는 가입자가 수천 명에 이르기도 한다.

외국에서의 매매춘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한국 여행객의 인식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각종 언론매체의 최근 보도를 일일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태국과 필리핀, 중국과 베트남에서 한국 여행자들이 다종다양한 형태로 성을 사고 파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울 것 없는 사실이다.

이들 중 일부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현지 치안당국에 체포돼 벌금을 물고, 추방당하는 등 공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지만, 한국 경찰은 이에 대한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자 <한겨레21> 보도에 의하면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2004년 9월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해외 성범죄 적발 건수는 한 건도 없다"고 한다. 또한 경찰 담당부서 관계자 역시 "해외 성매매를 파악할 수 없고, 수사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단체 등이 나서 '해외 성매매 추방 캠페인'을 진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해외여행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이 획기적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그 실효성은 크지 않을 듯하다.

"동남아 (매춘) 관광 가는 사람들은 보통 나이가 중늙은이 축에 속하는데, 그 정도 나이 먹었으면 나잇값 좀 해라."

"중국 상해에서 우리 회사 사람이 여자와 20만원에 거래하는걸 보고 '정신차려라. 한국인 망신시키지 말고'라고 말하니 '다 이렇게 하는데.. 네가 그리 잘났냐? 네가 그렇게 깨끗해?' 이따위로 말하더군. 남들이 다 섹스관광 가니까, 나도 간다. 이런 논리는 틀린 것이다. 남들이 살인한다고 해서 그럼 자기도 살인하나?"


'한국인의 해외 매춘관광'을 다룬 기사에 붙은 네티즌들의 냉소적인 댓글이다. 앞서의 지적처럼 '해외여행=값싼 성매매'란 공식이 한국 여행자들의 머릿속에서 깨지지 않는 한 '황제관광'이란 외피를 뒤집어 쓴 섹스관광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 역시 이어질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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